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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시장, 네이쥐안으로 아수라장 0km 중고차 등장

에프디비엔 경제 2025. 9. 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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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시장, 네이쥐안으로 아수라장 0km 중고차 등장


베이징, 중국 –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살벌한 '출혈 경쟁'이 극에 달하면서 최근 5년 동안 전체 전기차 업체 10곳 중 9곳이 시장에서 퇴출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제살깎기식 경쟁'을 의미하는 중국발 신조어 '네이쥐안(內卷)'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중국 정부가 뒤늦게 '반(反) 네이쥐안' 정책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수습에 나섰습니다.

 

시장 초토화: 500개에서 50개로…역대 최저 영업이익률

 

지난 9월 8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 제조업체 수는 2020년 500여 개에서 올해 50개 수준으로 급감하여 무려 10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과거 7~8% 수준이던 전기차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올 4월 말 현재 4.1%로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이에 대해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매출은 늘어도 이익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네이쥐안'의 심화와 중소 업체들의 고사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업체 간의 '네이쥐안'이 심화하면서 중소 업체들이 시장에서 고사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스구에 따르면, 중국 내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약 85% 가량은 공장 가동률이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70%에도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이는 과잉 생산과 함께 팔리지 않는 재고가 넘쳐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중국에서는 신차를 중고차로 둔갑시켜 파는 이른바 '0km 중고차'까지 우후죽순 나타나고 있습니다.

 

팔리지 않은 신차를 서류상으로만 판매된 것처럼 처리한 뒤, 실제 주행 거리가 0km인 상태로 저렴한 가격에 중고차 시장에 내놓아 악성 재고를 처리하는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톱다운식 산업 육성 시스템의 문제점

 

이러한 '네이쥐안'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의 톱다운식(Top-down) 산업 육성 시스템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중앙 정부가 특정 산업 육성 목표를 제시하면, 지방 정부와 국영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각종 보조금을 내세워 기업 유치전에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앞다워 시장에 진입하면서 과당 경쟁이 발생하고, 결국 대다수의 기업들이 도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이러러한 과당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소수 기업은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하게 되지만, 지방 정부는 과도한 산업 유치 경쟁으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고, 실물 경제 또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아사히신문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태양광과 철강 등 중국의 주요 산업들 또한 이와 같은 과잉 생산 및 과당 경쟁 문제를 겪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반 네이쥐안' 정책과 구조조정의 시작

과잉 경쟁에 따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반 네이쥐안(反內卷)' 정책을 본격 시행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정부의 압력으로 할인율을 줄이기 시작했고, 징둥과 같은 대형 배달 플랫폼들도 무분별한 할인 정책을 지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태양광 업계는 70억 달러(약 9조 3,100억 원) 규모의 감산을 합의했으며, 유리, 시멘트, 철강 업체들 역시 생산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CATL)도 초대형 리튬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며 공급 조절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네이쥐안' 현상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주도형 산업 육성 시스템의 한계와 부작용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중국 정부의 '반 네이쥐안' 정책이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는 비단 전기차 산업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 네이쥐안으로 아수라장 0km 중고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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