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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사실상 철회… 중국 전기차 독주 시대 가속화 우려

Economy/경제(산업·정책)

by 에프디비엔 경제 2025. 12. 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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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사실상 철회… 중국 전기차 독주 시대 가속화 우려

대형 자동차 제조사들의 거센 압박에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유럽의 탄소중립 정책 핵심이었던 전동화 전환의 큰 후퇴로 평가되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독주 체제가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번 EU의 정책 변경은 전통의 완성차 강국들이 기후변화 대응 목표와 자국 산업 보호 사이에서 복잡한 딜레마에 빠졌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90%로 하향 조정…사실상 내연기관차 금지 철회

16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2035년 신차 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하는 내연기관차 퇴출 계획을 수정하여, 2021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90% 감축하도록 하향 조정하는 개정안을 공개했습니다.

 

아직 회원국 및 유럽의회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2023년 EU가 야심차게 공식 승인했던 신규 내연차 전면 금지 조치를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허용된 탄소 배출량을 EU 내에서 생산된 저탄소 강철 사용, 합성 전자연료(e-fuel), 농업 폐기물이나 사용 후 식용유 등의 비식량 바이오연료 등으로 상쇄해야 합니다.

 

내연기관차 금지는 EU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이었으나,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보급 속도 둔화와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여건 미비를 이유로 2035년 퇴출 로드맵에 강하게 반대해 왔습니다.

 

특히 유력 완성차 업체들을 보유한 독일과 이탈리아 등이 과도한 탄소중립 속도를 비판하며 속도 조절을 주장해 온 것이 이번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EU 내 전기차 판매는 1월부터 10월까지 26% 증가하여 신차 시장의 16%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포드 사례와 닮은꼴…글로벌 '전동화 후퇴' 경향

EU는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동화 전환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업용 차량을 중심으로 전기차 도입을 확대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2030년과 2035년 국가별 목표를 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설정하여 각국이 자율적으로 목표 달성 방식을 결정하게 했습니다.

 

여기에 소형 전기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EU 내에서 생산될 경우 이산화탄소 목표 달성에 추가 크레딧을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미국 포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 후퇴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여 195억 달러(약 28조 6,6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 처리를 감수한 채 일부 전기차 모델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다음 날 나왔습니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T3)과 전기 상용 밴 개발도 취소하는 등 전동화 로드맵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이러한 전동화 후퇴는 전통 완성차 회사들이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해 고전하면서, 강제적이고 과도한 전기차 전환을 반대하고 있는 글로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中 전기차 시장 독주 심화 우려…유럽 산업 경쟁력 훼손 경고

전기차 업계에서는 EU의 이번 조치가 충전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고, 전기차 시장에서 유럽과 중국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전기차 제조사 폴스타의 미하엘 로슈렐러 최고경영자(CEO)는 "100% 무배출 목표에서 90%로 이동하는 것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지금 후퇴한다면 기후만 해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경쟁력도 해치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청정교통 옹호 단체 T&E의 윌리엄 토츠 사무총장은 "EU가 시간을 벌고 있는 동안 중국은 앞서 달리고 있다"며 "내연기관에 집착한다고 해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다시 위대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 아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 기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60%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 등 유럽 제조사들은 시장 수요 예측에 실패하여 기존 고객층의 입맛에 맞춘 전기차 고급화 전략을 택했지만, 중국 업체들이 대중용 시장 틈새를 발 빠르게 파고들었습니다.

 

유럽 제조사들은 뒤늦게 더 저렴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또한, 배터리, 희토류 등 생산에서 중국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탓에 유럽 업체들은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독일 보훔 자동차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EU의 조치로 세계 자동차 산업이 미국의 내연차, 중국의 전기차, 그리고 유럽까지 세 갈래로 나뉘고,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내연차 생산을 계속할 수 있는 허가를 받으면 서방의 제조사들은 일종의 단기적 이익을 얻지만, 장기적으로 많은 것을 잃게 된다"며 "중국 제조사들의 이점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조치 철회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의 숨통을 여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럽의 기후변화 대응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전략적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위기의 시작이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유럽이 당면한 여러 과제 속에서 현명한 해법을 찾아내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기를 바랍니다.

EU,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사실상 철회… 중국 전기차 독주 시대 가속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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