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년 7월부터 출국세 3배 인상…2028년엔 입국 수수료까지, 심각한 재정난 때문?

일본, 내년 7월부터 출국세 3배 인상…2028년엔 입국 수수료까지, 심각한 재정난 때문?

일본 정부가 내년 7월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해외 출국자에게 부과하는 '국제관광여객세'를 현행보다 3배 인상하고, 2028년경부터는 한국과 같은 비자 면제국 여행객에게도 '전자도항인증제도(JESTA)' 명목의 입국 심사 수수료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고질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는 일본이 부족한 세수를 관광객에게서 충당하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표면적으로는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일본을 방문하려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내년 7월부터 출국세 3배 인상…1인당 1000엔→3000엔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회의에서 내년 7월부터 '국제관광여객세'로 부과하는 출국세를 현행 1인당 1000엔(약 9000원)에서 3000엔(약 2만7000원)으로 인상하기로 방침을 굳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수입이 전년도 대비 2.7배인 1300억 엔(약 1조2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출국세의 정식 명칭은 '국제관광여객세'로, 2019년 1월 7일부터 도입된 국세(國稅)입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비행기나 배를 타고 일본을 떠나는 2세 이상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며, 티켓 결제 시 자동 합산됩니다.

 

항공기 승무원이나 입국 후 24시간 이내에 떠나는 환승객 등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일본 정부는 이 돈을 쾌적한 여행 인프라 정비나 지역 관광 자원 홍보 등에 쓴다고 밝혀왔습니다.

 

'오버투어리즘' 대응 명분, 사실상 '재정난' 해결 목적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인상 명분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대응입니다.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나 교통 혼잡 해소 비용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여행객에게 물리겠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4인 가족이 도쿄 여행을 간다면, 앉은 자리에서 세금으로만 10만원 넘게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도통신 등 외신들은 일본이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관광객에게 손을 벌리는 진짜 이유는 심각한 재정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27일 일본 내각은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22조3100억 엔(약 1076조 원)으로 확정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한 경제'와 '강한 안보'를 내세우며 돈을 풀고 있지만, 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비와 방위비가 맞물려 증가하고 있어 재정 압박이 극심한 상황입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나랏빚)만 약 30조 엔에 육박하며, 국가 채무는 GDP(국내총생산)의 2배 수준으로 G7(주요 7개국) 중 최악의 수준입니다.

 

2028년엔 '일본판 ESTA' 도입…비자 수수료도 5배 인상

2028년경부터는 '입장료' 성격의 수수료도 추가될 전망입니다. 일본 정부는 한국처럼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한 국가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국 전 온라인으로 신상 정보를 입력하고 심사받는 '전자도항인증제도(JESTA)'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테러 방지와 불법 취업을 막겠다는 취지로 미국의 이스타(ESTA)를 벤치마킹한 것인데, 수수료가 2000~3000엔(약 1만8000~2만7000원) 선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결국 2028년 이후엔 출국세와 JESTA 수수료를 합쳐 1인당 약 5000~6000엔(4만5000~5만4000원)을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셈입니다.

 

일본 정부는 또한 내년 중 비자 발급 수수료도 현재의 5배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입니다. 다만 한국인은 관광 목적의 90일 이내 단기 체류 시 비자가 면제되므로 이 인상안에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비자가 필수인 국가의 관광객에게는 일본 여행의 진입 장벽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의 출국세 인상 및 새로운 수수료 부과 정책은 심각한 재정난과 관광객 폭증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나온 고육책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해외 관광객, 특히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일본, 내년 7월부터 출국세 3배 인상…2028년엔 입국 수수료까지, 심각한 재정난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