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대표적인 관광지 방비엥의 한 호스텔에서 무료로 제공된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들이 고농도 메탄올에 중독되어 숨진 비극적인 사건이 뒤늦게 다시 조명되며, 동남아시아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객들에게 '붉은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특히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의 증언은 이번 사건의 참혹함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8월 18일(현지시각), 지난 2024년 11월 방비엥 '나나 백패커스 호스텔'에 머물렀던 생존자 칼럼 맥도널드(Callum MacDonald, 23) 씨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맥도널드 씨는 호스텔 측이 매일 저녁 투숙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위스키와 보드카를 마신 뒤 이상 증세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베트남 국경에 도착했을 때, 행정 서류를 전혀 읽을 수 없었고, 그저 눈앞에 '만화경처럼 번쩍이는 눈 부신 빛'만 보였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베트남 호텔방에 앉아 친구들에게 '왜 불도 안 켜고 어둠 속에 앉아 있는 거야? 불 좀 켜자'고 말했다.
그런데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라며 그때 자신이 완전히 실명했음을 깨달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다행히 맥도널드 씨는 치료를 통해 현재 일부 시력을 되찾았지만, 그가 겪었던 공포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같은 술을 마셨던 다른 외국인 관광객 6명(호주인 2명, 덴마크인 2명, 미국인 1명, 영국인 1명)은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검 결과, 이들의 체내에서는 고농도의 메탄올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메탄올은 흔히 공업용 알코올로 사용되며, 소량만 섭취해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두통, 구토, 어지럼증과 같은 초기 증상부터 시작해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게 하며, 고농도 메탄올에 중독될 경우 중추신경계 마비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사건 직후 라오스 경찰은 호스텔 매니저와 직원 7명을 체포하여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수십 명이 술을 마셨지만 일부만 증상을 보였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등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져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라오스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술의 도수를 높이기 위해 값싼 공업용 메탄올을 불법적으로 첨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경고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태국에서는 메탄올 밀주로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같은 해 12월 베트남 호이안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2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5월 인도에서도 메탄올 밀주로 주민 21명이 숨지기도 하는 등, 이러한 비극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맥도널드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날만 6명이 죽었고, 그중 2명은 내 지인이었다"며,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당시의 절박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다른 여행객들은 반드시 무료 술이나 값싼 증류주는 피하고, 맥주를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그는 또한 "친구들을 잃은 고통은 여전히 생생하다"며 "더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번 라오스 메탄올 중독 참사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 여행 시, 검증되지 않은 출처의 주류나 저렴한 밀주 섭취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식음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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