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달 라이더, 2천만 명 육박 과잉 경쟁…한때 생존 보루에서 냉혹한 생존 게임으로

중국 배달 라이더, 2천만 명 육박 과잉 경쟁…한때 생존 보루에서 냉혹한 생존 게임으로

수년째 이어지는 경기 부진의 그림자 속에서 중국 사회의 한 단면이 냉혹한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때 '실업 위기 청년층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배달 라이더 직종이 이제는 상상 이상의 과잉 경쟁에 내몰리며, 임금 하락과 감원이라는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식 실업률이 5.1%로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20%에 육박하는 청년층 실업률과 일자리 질 저하 문제를 감안할 때, 배달 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중국 경제의 깊은 병폐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활황'…속으로는 '침체'의 길 걷는 배달 산업

 

베이징칭녠바오 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올해 11월 기준 공식 실업률은 5.1%로 나타나 수치상으로는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각급 학교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이 20%에 육박한다는 현실을 간과한 수치로, 중국 사회의 심각한 취업난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살벌한 취업 경쟁 속에서 배달 플랫폼 라이더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과거 월 평균 7,500위안(약 157만 원)에 달하는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게 됐습니다.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을 기준으로 라이더들의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30% 가까이 증가한 약 2,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 중 네 명 중 한 명은 여성 라이더로 나타나, 성별 구분 없이 많은 이들이 배달 시장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라이더 2천만, 플랫폼 350만 개…'이전투구' 경쟁 심화

 

라이더 수뿐만 아니라 배달 플랫폼을 비롯한 관련 업체들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11월 말을 기준으로 약 350만여 개의 업체가 영업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 중 올해 업계에 뛰어든 신규 업체만 무려 55만여 개에 달합니다.

 

10년 차 베이징 라이더인 천쥔밍 씨는 "지금 배달 산업은 폭발하고 있다.

 

외견적으로 활황인 듯하지만, 업체들이나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확연하게 다르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이는 배달업계가 바야흐로 '이전투구의 약육강식' 상황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실제로도 라이더들의 현실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월 평균 7,500위안의 수입을 거두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야말로 '택도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수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흔하게 보기 어려운 감원까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라이더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중국인'…커지는 시장, 더 치열해질 생존 경쟁

 

중국에서 배달 문화는 거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라는 농담이 전국 곳곳 도시의 항간에 나돌 정도로, 배달은 중국인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전망은 당연하게도 시장에 뛰어들 신규 업체나 라이더들을 계속해서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중국의 라이더들이 앞으로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릴 것이라는 사실이 이제 완전한 현실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중국 배달 라이더들의 고난은 단순히 한 직업군의 어려움을 넘어, 국가 경제의 활력 저하와 청년 실업 문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상입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최후의 보루'마저 경쟁의 늪에 빠져들면서, 중국 사회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 안전망 강화라는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모두에게 긍정적인 삶을 가져다주도록, 정부와 기업은 물론 사회 전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중국 배달 라이더, 2천만 명 육박 과잉 경쟁…한때 생존 보루에서 냉혹한 생존 게임으로